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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울

(가장 바람직하게) 부산에서 서울 가는 법

부산 해운대에 살고 있는 나. 서울 신사에 갈 일이 생겼습니다. 어떻게 가면 좋을까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

네이버 지도 캡쳐. SRT를 타면 해운대에서 신사까지 54,950원과 4시간 44분이 듭니다.

해운대를 포함한 부산 각지에서 서울에 가는 가장 흔한 방법은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해 부산역으로 가서 KTX나 SRT를 이용해 서울로 진입하는 것이죠. 실제로 2014년 월드리서치의 교통시장보고서는 부산-서울간 철도 수송분담율은 62.4%, 자차, 항공은 각각 20.1%, 2.9%라고 보고했습니다[1]. 6년 전 보고서이기에 지금의 수치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교통수단별 부산-서울간 평일 수송가능 규모 (2020년 8월 13일 기준)을 어림잡아 보면 (정확한 통계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시는분은 알려 주세요) 비슷한 형태를 아직 나타내고 있습니다.

  • 항공:
    대한항공 8회, 에어부산 15회 포함 총 41회[2]. 티웨이나 제주항공의 보잉747-8 (189석)부터 에어부산의 A320, 대한항공의 A220 (130석) 등이 있습니다. 기종과 좌석배치는 편명마다 다를 수 도 있으므로, 간단하게 중간값을 사용해 약 하루 6,500개의 좌석이 있는 셈입니다.
  • 버스:
    해운대 - 서울남부 3회, 동서울 10회; 부산서부 - 서울남부 6회, 동서울 2회, 서울고속 2회; 부산종합 - 서울고속 34회, 동서울 8 총 65회[3]. 심야우등 28석부터 고속 42석의 중간값을 사용해 약 2,000개의 좌석이 있습니다.
  • 철도:
    부산역에서만 수서역 도착 (SRT) 40회, 서울역 도착 (KTX, itx-새마을호, 무궁화호) 71회[4]. 열차당 약 500석으로 가정했을 때 (56석 * 10량 또는 70석 * 7량), 약 50,000개의 좌석이 있습니다.

항공에서 인천이나 고양 등을 가기 위해 김포공항으로 가는 경우, 시외버스나 철도에서 다른 곳에서 하차하는 경우, 부전/신해운대발, 청량리행 등의 열차,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실제 좌석 점유율은 고려하지 않았지만, 철도의 압도적인 수송규모를 이해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버스나 비행기 대신 기차를 타는 걸까요? 또, 나는 어떻게 서울을 가는게 좋을까요?

자차를 제외하고 도시간 교통수단을 정할 때, 나를 포함한 사람들은 두가지를 고려합니다. 첫번째는 가격입니다.

교통수단의 가격

당연히, 사람들은 더 싼 값에 여행하길 원합니다. 여기서는 세 종류의 교통수단이 명백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요. 일반실 기준 고속선 KTX는 부산역에서 서울역까지 59,800원입니다. SRT는 수서역까지 52,000원 가량이죠. 여기서 시간대와 기존선 (구포정차, 수원정차, 서대전정차 등) 여부에 따라 할인이 들어가죠. 힘내라청춘 또는 청소년드림 등의 할인권을 구매한다면 3-4만원대의 부산-서울 티켓도 구매가 가능합니다.

버스는 출발 및 도착 터미널, 우등 또는 심야 여부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25,000원(고속)-40,000원(심야우등) 사이인것으로 보입니다. 이른예매 할인이 있지만 10%로, 할인율은 높지 않습니다.

비행기는 항공사별, 시간대별 가격의 차이이 가장 심하지요. 또한 세가지 교통수단 중 유일하게 페어클래스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어 수시로 변동하기까지 합니다. 일반석 기준 대한항공의 경우 평일오전 4만원대, 주말피크 10만원 이상, 티웨이등 저가항공 평일오전 1만원대, 주말피크 5-6만원 정도의 항공권이 보입니다. 비행기삯이 가장 낮은 화요일 이른 아침 항공권은 공항세 포함 9,900원에 올라오기도 합니다.

8월 10일 월요일 오전 티웨이항공 검색결과. 다음날 아침 만 원도 안되는 금액에 서울을 갈 수 있습니다.

[5]

항공권 가격의 범위가 제일 넓지만, 최저가와 중간값은 기차표와 버스표의 가격보다 낮습니다. 경우에 따라선 버스가 비행기와 KTX 보다도 비쌀 수도 있네요. 표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경남고속 해운대-서울남부 티웨이항공 김해-김포 KTX 부산-서울
일반석 고가 41,400 69,900 60,200
일반석 최저가 33,700 8,900 34,200
(대략적인) 중간값 37,000 22,800 47,800

가격에서만 보면,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게 가장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앞에서 서술했듯, 부산-서울간의 여객교통은 철도가 압도적으로 점유하고 있습니다. 다른 이유가 있겠지요! 사람들이 교통수단을 정할때 고려하는 두번째 항목은 편의성 입니다.

교통수단의 편의

여기서 편의란 정말 많은 세부항목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소요시간부터, 접근성, 좌석의 편안함, 터미널 또는 객차 내의 서비스, 배차간격등이 있지요. 하지만, 편안함 (편안함 ~ 1/소요시간의 가정 하에 총값은 서로 비슷), 터미널/차내 서비스 (비행기엔 콘센트가 없지만 콜라를 줍니다), 배차간격 (세가지 모두 시간당 여러대가 있죠)은 세가지 교통수단에 큰 차이가 없으므로 논의하지 않겠습니다.

남은건 소요시간과 접근성입니다. 이동시간에 버스/기차는 15분, 비행기는 30분의 체크인/대기시간을 추가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내선터미널의 입구에서 탑승구까지 드는 door-to-gate 소요시간은 10분 미만입니다. 이동시간과 총 소요시간 모두 비행기, KTX/SRT, 버스 순서로 짧습니다.

  경남고속 해운대-서울남부 티웨이항공 김해-김포 KTX 부산-서울
이동시간 5시간 30분 1시간 2시간 15분-3시간
총 소요시간 5시간 45분 1시간 30분 2시간 30분-3시간 15분

결국, 이렇게 공식화 할 수 있을것 같네요. td 를 탑승위치 까지 가는 시간, tm 을 위 표의 교통수단 소요시간, ta 를 하차위치에서 약속장소까지 가는 시간, r 을 내 시간이 가지는 가치, p 를 교통수단의 푯값이라고 할 때,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의 비용 C

C = (td + tm + ta) r + p

라 쓸 수 있습니다. 이 수식을 써서 한번 수학적으로 비교해보죠!

버스 vs. 비행기 vs. 기차

각각 버스, 비행기, 그리고 기차를 타고 해운대에서 신사까지 가는 총 비용을 계산해보도록 합시다. 세 계산에서 상수인 내 시간이 가지는 가치 r = 20,000으로 두겠습니다.

버스

집에서 해운대시외버스터미널 (수도권)으로 가는데는 걸어서 약 30분, 택시로 10분입니다. 걸어서 가 보도록 하지요. 소요시간은 5시간 45분, 서울남부에서 신사까지는 지하철로 15분이면 됩니다. td + tm + ta = 6.5 시간. 조기예약 할인을 받아 p = 33,700 로 정하면 버스를 타고가는 총 비용 Cbus = 163,700 원입니다.

비행기

비행기를 타기위해서는 2호선과 경전철을 이용해 공항역까지 1시간 20분가량이 소요됩니다. 수속, 대기시간 포함해 비행시간은 총 1시간 30분. 신사역까지 9호선과 3호선을 타고 1시간이 걸리네요. td + tm + ta = 4.5 시간. 평일이라 공항세 포함 22.900원에 표가 구해집니다. 그렇다면 비행기를 타고가는 총 비용은 Cair = 112,900 원.

기차

마지막으로, 기차를 타기위해서는 보통 1003번을 타고 부산역을 가지만, 2호선을 타고 지게골역에서 버스로 갈아타 조금 더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넉넉하게 1시간을 잡겠습니다. 서울역에서는 4호선과 3호선을 타고 30분정도만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수원 정차 차량은 3시간 15분이나 걸리지만, 청소년드림으로 34,200원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혹은 고속선 이용 열차 (소요시간 2시간 30분) 는 47,800원 입니다. 그렇다면, 수원 정차 차량은 Σ t = 4.75 시간; Crail = 129,200, 고속선 이용 열차는 Σ t = 4 시간; Crail = 127,800 원. 비슷하지만, 수원 정차 열차보다는 고속선 이용 열차를 타는게 낫겠네요.

결론 및 토론

  경남고속 해운대-서울남부 티웨이항공 김해-김포 KTX 부산-서울
Σ t 6.5 4.5 4
p 33,700 22,900 47.800
C 163,700 112,900 127,800

계산해 보니 비행기를 타는 비용이 가장 낮네요. 그래서 저는 비행기를 탔습니다.

부산2호선
동백-수영
부산3호선
수영-대저
경전철
대저-공항
TW9864
김해-김포
서울9호선
김포공항-고터
서울3호선
고터-신사

 

동백역까지 도보로 이동한 후, 2호선을 타고 수영에서 3호선으로 환승, 대저역에서 부산김해경전철로 환승했습니다. 김포공항에 내린 후에는 9호선 급행을 타고 고속터미널역에서 3호선으로 갈아탄 후 신사역까지 갔지요. 총 4.5시간과 지하철요금 포함 약 27,000원을 을 썼습니다.

오늘 우리는 교통수단을 이용했을때의 시간적, 금전적 비용을 계산해보았지만, 우리가 쓴 공식은 절대적인게 아닌, 크게 단순화한 모형입니다. 우선 기차에서는 와이파이가 있어서 랩톱을 휴대한다면 생산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또 우등 버스에서는 꽤나 편히 잠을 잘 수 도 있지요. 이동하는 시간이 무조건 통째로 날아가는것은 아닙니다. 기차에는 부피가 큰 집의 수납이 어려우며, 비행기에는 액체나 무거운 짐을 들고 가기가 어렵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이동하는 경우에도 비교가 복잡해질 수 도 있습니다. 좀더 깊이 들어가면 항공사 로열티 프로그램에 신경을 쓸 수도 있겠죠. 올 해 대한항공 국내선을 1회만 더 이용해서 모닝캄 엘리트가 될 수 있다면, 운임이 120,000원일지라도 기꺼이 지불하고 대한항공을 이용할 수 있을겁니다.

출처 및 주석

[1] 경인일보 디지털뉴스부. [KTX 이용객 5억명]'확실한 경쟁우위' KTX가 바꾼 지역 간 교통체계. 2015-09-20.(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1002498)
[2] Google Flights (https://www.google.com/flights)
[3] 고속버스통합예매 (https://www.kobus.co.kr),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https://www.bustago.or.kr)
[4] 코레일 홈페이지 (http://www.letskorail.com)
[5] 티웨이항공 웹사이트 (https://www.twayair.com). 오후 다시 검색한 결과 8,900원으로 가격하락.